시민문화교육관 설계공모   2015

위        치 :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로 163 (음악관 및 실내체육관 부지)
대지면적 : 270,595㎡
연  면  적 : 19,707.66㎡ 
규        모 : 지하3층 – 지상4층
용        도 : 시민문화교육관

대학을 계획할 때 전통적 질문들 중 하나는 대학공동체가 연접한 도시공동체와 얼마만큼 연계되어야 하는가이다. 파리, 볼로냐, 살라망카의 대학들은 오래전 그것이 세워질 때부터 대학이 온전히 도시 속으로 융화되어 지식이 도시의 일상생활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도시 공동체가 대학과 맞닿아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대학이 나타나기 전에는 옛 수도원이 학문을 독점하여, 배타적으로 논의되고 보호되었다. 수도사들과 수녀들이 고서를 수집, 보존, 보호 그리고 연구하는, 도시와는 격리된 그들만의 폐쇄적 학문공동체를 형성해왔다. 아시아의 유교문화권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서원(書院)과 같이 배타적 내규를 갖는 독립적 지식공동체가 존재해 왔다. 지식은 공격적이며 불안정한 현실로부터 고립되어 보존되었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현실감각을 잃기도 하였지만, 가장 잘 정제된 형태의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18-19세기에 도시로부터 고립된 캠퍼스가 다시 출현한다. 유럽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은 아직 문명화되지 않았으며 안전하지 못한 지역사회로부터 보호된 지식의 오아시스를 세우고자 했다. 남미의 스페인 선교지들 뿐 아니라 북미의 캠퍼스들(프린스턴, 하버드, 스탠포드 등)과 대부분의 아시아 캠퍼스들(도쿄대, 베이징대, 서울대 등)이 공고한 아카데미 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도시 공동체와의 밀접한 연계성을 포기하고 담장으로 둘러쳐진 폐쇄적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러한 ‘근대대학’이 국민국가 기반 위에서 민족문화 이념을 생산, 보호하고 주입하는 구실을 하거나, 제국들의 식민경영의 수단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오늘날의 공동체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난 인터넷 공동체로 확장되었고 엄청난 양의 축적된 정보들이 the world-wide-web에 의하여 외부세계와 불가분하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21세기 대학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점적인 임무는 아마도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경계를 설정하고 규율과 실행 영역을 확립하는 것이다. 

국민국가의 쇠퇴로 대학이 가진 (민족)문화적 사명도 소멸되어가며 대학의 모든 기능은 수월성(秀越性 excellence)으로 수렴되어 간다. 대학은 이제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도 아니며 그저 ‘자율적인 관료적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문화 교육관은 경계와 문화를 잃은 지식의 영역에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지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프레임을 정립하여 지식사회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프레임을 세울 수 있어야만 문화를 정립할 수 있다. 

작금 한국의 대학들도 gated campus에서 도시를 향해 열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의 ECC, 연세대학교의 백양로 개선, 대전대학교의 차 없는 거리조성 등에서 보이듯 작금 한국의 대학들도 gated campus에서 도시를 향해 열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덕성여대, 중앙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의 동숭동 캠퍼스에서 보이듯, 더욱 적극적으로 캠퍼스를 도시의 현장으로 가지고 가기도 한다.

따라서 시민문화 교육관은 대학공동체와 도시공동체의 교집합 속에 놓여져서, 캠퍼스를 구성하는 한 영역으로서 작동되어야 할 뿐 아니라, 연접한 도시공동체를 구성하는 한 영역으로 작동되어 대학공동체와 도시공동체를 연계하고 융화시키는 매개체가 되기를 기대한다.